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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21학번 조승우 학우_한겨레 신문사 인턴(현장실습 프로그램IPP)

등록일 2025-06-16 작성자 철학과 조회 67

안녕하세요, 철학과 21학번 조승우입니다.

 

지난 2024, 저는 교내 현장실습 프로그램(IPP)을 통해 국내 일간지 한겨레신문사에서 두 달가량 인턴기자로 근무했습니다. 사회부 이슈팀에서 우리사회의 최전선을 접하고, 각종 사건 및 사고를 취재하며 기록했습니다.

 

본 글이 철학과 학우 여러분께서 교내 현장실습 프로그램(IPP)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관련 업계를 희망하고 계신 학우분께서는 일간지의 신문기자가 어떤 직무를 수행하는지 대략적으로 접할 수 있으실 듯싶습니다.

 

우선 동국대학교 현장실습 프로그램(IPP)은 산학 연계된 회사에 인턴형으로 입사해 학점을 받으며 직무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1학기와 2학기, 방학 중인 여름학기와 겨울학기 모두 여러 전공과 관련된 다양한 회사와 직무들이 발표됩니다. 매 학기 신청을 받는 회사와 직무가 모두 달라 학교 학사공지를 잘 확인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인턴기자 경험을 통해 얻은 인상을 한 문장으로 축약해 말하자면, ‘무척 고되었지만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분이랄까요. 하루 일과는 대략 07시에 현업 기자 선배에게 출근지를 전달받고, 09시에 서울 내 랜덤한 곳으로 출근해 취재 및 인터뷰, 점심식사 이후 다른 곳으로 취재를 가거나 기사를 작성하며 17시에 퇴근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일과를 통해 알 수 있듯, 사회부 이슈팀 기자는 대개 내일 어디로 출근할지 알 수 없는 나날을 보냅니다. 내일 무슨 사건이 일어날지 알 수 없으니까요. 두 달 동안 시위현장, 빈소, 재판장(서울서부지법, 서울동부지법, 서울북부지법 등 방문), 경찰서, 국회, 시장 등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며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바쁘게 현장을 다니며 느낀 점은 기자로 일한다는 것은 세상과 사회의 문제에 정면으로 맞선다는 것과 같다는 점입니다. 취재하거나 직접 작성한 기사가 실제로 보도되어 결과물로 남게 된다는 것 또한 고무적이었고, 두 달 동안 직접 작성하거나 취재 도움을 준 기사는 총 32개가 되었습니다. 그중 인상 깊었던 몇몇 취재 현장과 기사를 살펴보겠습니다.

 

한때 큰 문제로 대두되었던 '텔레그램 딥페이크 합성' 사태를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취재가 잘 되어 보도로 나오기도 했는데(한겨레, ""혹시 내 사진도?"...학교 덮친 딥페이크 범죄 공포", 24.08.27), 딥페이크 피해자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범죄 대상이 될 수 있는 일반 시민들을 취재하며 사회에 만연한 문제를 잘 인식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자와 언론이 세상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것 또한 기자의 역할이자 역량이라고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배달 노동자들이 폭우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위험을 살펴봤고, 택배 회사 담당자와 전화로 인터뷰 진행하여 기사 두 개(한겨레, "장마철 배달 '프로모션' 내건 플랫폼...라이더 안전은 셀프인가요?", 24.07.08 / 한겨레, "폭우에 휩쓸려도 배송하라는 나라...택배기사, 작업중지권이 없다", 24.07.10) 취재를 보조 및 작성했고, 그 중 첫 기사는 당일 한겨레신문 지면 1면에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 번은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해 장애인들의 탈시설을 주제로 한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의 토론회에 참석해 취재했고, 기사(한겨레, "권익위, "탈시설 탓 장애인 인권침해" 앞뒤 바뀐 토론회, 24.07.19) 발행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안국역으로 이동해 지난주에 진행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운동 현장을 다시 취재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장애인단체 7곳의 담당자와 전화하며 인터뷰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텅헤 장애인의 권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현장실습을 하던 두 달 동안 ''이라는 무기로 세상의 문제들과 싸워왔습니다. 기자의 시각은 다양한 곳을 향해야 함을 알게 됐습니다.

 

인턴기자로 일하며 겪은 현장의 어려움이라고 한다면 단연 '취재의 어려움'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사회부 이슈팀 특성상 취재거리는 대개 사회의 이슈, 즉 문제입니다. 문제를 겪은 시민들은 항상 친절한 취재진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인터뷰를 거절당하는 일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됩니다. 이들을 취재할 수 있도록 잘 설득하고, '이 취재를 왜 진행해야 하는지', '이 보도가 왜 되어야 하는지', '내가 당신의 목소리를 왜 들어야 하는지' 등을 설득하는 것 또한 기자의 숙명입니다.

 

현장실습을 시작하게 된 첫 주에는 시청역에서 7명이 사망한 역주행 사고가 발생했었습니다. 이에 시청역 사고 피해자들의 빈소(중앙의료원, 서울대병원장례식장)을 다니며 유가족의 비애를 취재했습니다. 빈소 현장을 보니 해당 사고는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참극이었고, 일방통행로 정비와 서울 내 일방통행로를 다니며 표식이 모호한 일방통행로를 파악 후 기사 작성했습니다(한겨레, "역주행 부르는 '일방통행 헬게이트'...표지판이 안 보인다", 24.07.06). 또한 빈소를 취재했을 때 피해자 유가족을 잘 설득해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빈소 촬영한 사진이 기사 메인 사진으로 채택되기도 했습니다(한겨레, "'뺑소니' 눈 잃고도 공무원 합격...역주행 참극에 막내가 떠났다", 24.07.04). 빈소 현장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와 직접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빈소 현장은 기자들이 가장 취재하기 어려운 현장 중 하나라고 합니다. 따라서 진실된 언어와 진심이 우러나는 말로 취재를 가능하게 하는 것만이 문제해결 방법으로 작용될 수 있었습니다.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턴기자로 실습하며 배운 큰 수확은 기사 작성및 작문 실력이 더욱 향상된 점입니다. 기사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지만 그 중 특히 스트레이트 기사 유형에 있어 어떤 구조로 작성해야 할지 요령이 생겼고, 가독성을 높이되 유기적인 흐름이 될 수 있도록 기사를 작성하는 방법을 잘 배울 수 있었습니다. 두 달 동안 직접 작성하거나 취재 도움을 준 기사는 총 32개로, 빠른 시간 내에 기사를 만들어내야 했기에 빠르게 기사 작성 실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현장실습을 통해 기자로서 기본이 되는 현장취재 요령을 잘 배울 수 있었습니다. 두 달 동안 시위현장, 빈소, 법원, 경찰서, 국회, 시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취재를 반복함으로써 현장에 대한 이해와 인터뷰 기술 등에 능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장실습을 통해 얻은 가장 큰 배움이자 보람은 기자와 언론인으로서의 책임과 역량에 대한 것입니다. 기자로 일한다는 것은 곧 세상에 침투해 문제점을 찾고, 그것을 알리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잘 인식할 수 있게 됐고, 언론은 이러한 세상의 문제와 싸우는 큰 힘임을 알게 됐습니다. 피해자들의 사례를 제시하고, 이 사태가 얼마나 문제인지 보도를 통해 제시함으로써 이 사안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사람들로 하여금 제고할 수 있게끔 하고, 범죄 수사를 가속시키는 데에 일조할 수 있습니다. 언론 보도 자체는 당연히 진실되고 객관적이어야 하겠지만, 보도가 이루어지기까지의 취재 과정 또한 런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언론이 자유로워야 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언론은 진실되어야 하고, 자유로워야 합니다. 진실된 언론만이 진정 자유로울 수 있음을 알게 됐고, 진실된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가치를 함양해야 함을 알게 됐습니다. 세상의 문제를 직면하고, 이를 취재하며, 어려운 사람들의 사례를 제시하는 것을 반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성한 기사가 보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을 보고 내가 기자로서 세상과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점이 가장 보람찼던 경험입니다.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을 할 기회를 얻게 되어 취업의 열정을 더 키울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철학과 여러분께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을 모색해 보고, 좋은 기회가 있다면 잡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지시길 바랍니다!